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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실] 맞춤형 교육의 선봉장, 청원고등학교

기사승인 2017.08.22  15: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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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고등학교 전경

충북 청주에 위치한 청원고등학교는 2007년 설립돼 개방형 자율학교로 시범운영되었다. 이후 2009년 자율형 공립고등학교로 지정되어 청원고만의 교육과정을 만들어내고 추진한 결과, 2010년과 2014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2013년과 2015년에는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 우수학교 표창을 받는 등 학교 운영의 다양한 분야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 이같이 공립학교의 우수모델로 자리 잡은 청원고등학교의 교육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취재 · 지성배 기자

바른 인성과 참된 실력을 겸비한 창의적인 사람

청원고는 ‘바른 인성과 참된 실력을 겸비한 창의적인 사람을 육성’ 하는 데 학교 교육의 지향점을 두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건전한 인격(마음), 기초·기본 능력을 토대로 한 창의성 신장(머리), 건전한 심신을 바탕으로 한 진취적인 태도(몸), 적성과 소질 계발 중심의 진로 개척(손), 우리 전통과 문화를 익혀 세계 속에서 발전(행동) 등 5가지 교육 목표를 두고 있다.

2015년 3월 교장 공모제로 부임한 이범모 교장은 교육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인교육을 최우선으로 하는 함께 행복한 미래지향학교’를 학교 경영 방침으로 설정했다.

그는 소통과 화합으로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신뢰받는 학교, 바른 품성과 으뜸 실력을 겸비한 건강하고 창의적인 학생, 전문성 신장으로 교육적 자존심을 지키며 제자 사랑으로 존경받는 교사, 참여와 소통으로 학교를 신뢰하며 참된 부모의 자질을 갖춘 학부모, 교육기부로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며 상생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발로 뛰며 학교 구석구석을 살핀다.

청원고등학교 이범모 교장

학교가 발전하는 이유

이 교장은 ‘교육과정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어떤 학생을 기르느냐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요즘 고등학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학생들의 진로 개척이다.

이를 위해 학교는 교육과정을 최대한 다양하게 구성한다. 학생들이 가진 소질은 모두 다르기에 학생 하나하나의 취미와 역량, 특성을 모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가르쳐야 할 교과가 많다.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다 보니 보통 3개 과목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자기 학년만 가르치는 수업은 없다.

“우리는 1학년과 2학년이 함께 수강하는 과목별 블록 수업이 많습니다. 블록 수업 역시 학생들의 선택으로 개설됩니다. 과학을 예로 들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네 가지 과목을 개설하고 수강 신청을 받아 신청자가 1개 반의 정원이 넘으면 2개 반을 개설합니다.

1개 반의 정원에 못 미치는 과목은 폐강하죠. 선생님들은 자연스럽게 1개 이상의 과목을 가르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일반 공립고등학교에서 시행하기 어렵다. 선생님들이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에서 이러한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자율형 공립고이기 때문입니다. 유능한 선생님을 초빙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교장은 학생들을 직접 대면하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 역량이 교육의 성과를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교육은 선생님이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청원고는 학생들 교육에 의지와 열의가 상당한 교사들이 지원하며 근무하고 있어 각종 교육賞을 자연스럽게 수상하는 것입니다. 교육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인적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의지와 열망 끌어내기

청원고 선생님들은 토론을 많이 한다. 매주 1회 해당 교과 선생님들끼리 모여 교과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 학기에 한번은 전 직원이 참여하는 교육포럼을 개최한다. 작년에는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종일 난상토론을 할 정도로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의지가 높다.

선생님들이 이렇게 교육 의지를 발산하는 데에는 이 교장의 역할이 컸다. 이 교장은 선생님들의 토론 시간을 일과 중에 확보하려고 학기 초 수업 시수를 맞추며 시간표를 짤 때 물리적으로 교과협의회 시간을 만들었다.

“선생님들이 교과시간 외에 모여 교과협의회를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블록수업을 점심시간 전후로 (4, 5교시) 진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 4교시를 과학 블록수업으로 진행하면 해당 시간에 국어 선생님들은 수업이 없습니다. 이 시간을 활용해 국어 선생님들은 교과 협의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학생 맞춤형 교육에 더욱 신경을 쓰다 보니 블록 수업 형태의 방법도 활용할 수 없게 되어 동아리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청원고는 수요일 6, 7교시와 금요일 7교시가 동아리 활동이나 자율활동시간이다.

선생님은 동아리가 처음 시작하는 학기 초에 동아리 조직에 대한 것만 조정해준다. 운영은 학생들이 자율로 한다.

학교는 그 시간을 나눠 전체 교직원회의와 학년 협의회를 격주로 진행하고, 나머지 격주는 교과협의회를 진행한다. 2주에 한 번은 무조건 교과협의회가 진행되도록 한 것이다. 이 교장의 묘안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경우다.

교과협의회

이 교장은 교과협의회를 중시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같은 과목 선생님은 공통 관심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선생님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업 개선이 됩니다. 수업 평가, 발표 수업, 토론 수업 등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다른 선생님과 나누게 되지요. 이렇게 서로가 수업 관련 내용을 공유하면 저절로 수업의 질이 높아집니다.”

이 교장은 “학교 경영자의 자질로 선생님들이 자신의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는 시간을 물리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교육의 본질

이 교장은 교육의 본질은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수업이면 수업 자체에 열중하는 것, 체험활동이면 그것에 맞게 열심히 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이루고자 하거나,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교육에 충실할 때 그 결과물로서 무엇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희는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를 두 번 수상했지만, 늘 하고 있던 것을 지원한 것밖에 없습니다. 상, 대회에 맞춰 무엇을 한 것이 아니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청원고는 2016년에 교육부에서 주최하는 인성교육대상을 받았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중에서 오직 1개 교만 받을 수 있는 상이다.

이 상은 직전 3개년의 운영을 평가해 수상학교를 선정한다. 교육부에서 심사위원들이 학교로 실사를 나와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펴보고 수상 학교를 선정한다. 이러한 상을 받기 위해서는 늘 해오던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청원고가 선정되었는지 모른다.

“교육은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입니다. 어떤 상을 받기 위해 갑자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한다고 되는 분야가 아닙니다. 우린 오로지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며 직진하고 있을 뿐입니다.”

인성교육

이 교장은 ‘전인교육을 최우선으로 하는 함께 행복한 미래지향학교’를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이러한 방침을 추진하려면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교는 국토순례체험행진, 선후배와 함께하는 기숙생활, 사제동행 체육대회, 아침명상 저녁독서, 지역사회 연계 봉사활동, 공감과 소통의 문화공연, 대청호 마라톤 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사제동행으로 진행된다. 선생님과 학생 등 학교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참여한다. 이 교장은 다른 학교에서 견학을 오면 “저희 프로그램을 다 가져가서 활용하세요.

그러나 제대로 운영이 되려면 ‘사제동행’이 꼭 프로그램에 정착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하며 모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강조한다.

국토순례체험행진

국토순례체험행진은 나라사랑과 호연지기를 함양하기 위해 수학여행과 야영을 응축한 프로그램이다. 매년 5월 셋째 주에 4박 5일간 진행한다.

학년별로 진행하는 행진은 1학년은 동해를 거쳐 학교로, 2학년 은 남해를 거쳐 학교로, 3학년은 수능 끝나고 서해를 거쳐 학교로 돌아온다. 고등학교 3년간 전국을 발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국토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게 되고 인내를  한 성취감을 얻는다.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위해 선생님들은 사전 준비로 2월부터 답사를 한다. 하나의 세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3~4명 의 선생님이 모여 며칠씩 회의를 하기도 한다. 3, 4월은 학교 일정이 끝난 주말에 답사를 다녀야 하므로 개인시간이 거의 없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알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대청호 마라톤 대회

청주에서는 매년 9월 대청호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청원고는 이 마라톤 대회에 1, 2학년 학생 전원, 교사, 교직원 전원 등이 참여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부모도 함께 달 릴 수 있다. 해마다 학생, 교사, 교직원, 학부모 등 600명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다.

이를 위해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2학기가 시작되면 매일 아침 운동장에서 연습을 한다. 체육 시간에도 학생들은 마라톤 준비를 위해 몸풀기로 3km를 뛰며 한 달을 철저히 준비한다.

대청호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이범모 교장

마라톤 참여는 단지 체력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을 달리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 학생과 선생님, 학생과 부모님, 선생님과 부모님이 서로 의지하며 달린 다. 이 과정에서 협동심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운다.

창의교육

학교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자율 선택형 방과후학교, 과제연구 소논문 발표대회, 창의사고력 한마당대회, 지적 호기심탐구 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율 선택형 방과후학교

연중 실시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야간에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선생님들이 전공과목의 심화 과정을 강좌로 개설하면 학생들이 수강 신청하는 형식이다. 외부 강사는 일절 없다.

수학 과목을 예로 들면 세부적으로 통계, 도형 등을, 국어일 경우에는 독해, 문법 등 세부 영역별로 심화 강좌를 개설한다. 학습에의 욕구가 더한 학생들 또는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야 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을 초월한 내용을 배우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고 한다. 이 교장은 이 프로그램은 교사에게도 유익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실제로 대학 수준의 강의를 할 수 있는 선생님이 많은데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그러한 역량을 가르치는 데 쏟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수준의 강의, 하고 싶었던 수준의 강의를 모두 다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수준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죠.” 이로써 교사도 자신의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과 열의를 모두 쏟아 부으면서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이 과정에서 교사 스스로도 발전하게 된다.

진로교육

이 교장은 학생들 개개인의 빛깔을 찾아주는 맞춤형 진로교육을 제공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학교는 진로·진학 콘서트, 글로벌 리더십 캠프, 명사초청 강연 및 진로 특강, 다양한 동아리 활동, 이공계 진로 탐색 프로젝트, 아이비리그 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비리그 투어

학생들에게 국제 체험활동 기회를 주기 위해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미국 동부 지역의 아이비리그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총 40명의 학생을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매년 100명이 넘는 학생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생들은 워싱턴 DC, MIT 공대, 하버드 대학, 예일 대학, 뉴욕 시가지 등을 둘러보며 국제적 감각을 기르고 자신의 꿈을 해외로 까지 넓히는 계기가 된다.

진로·진학 콘서트

진로·진학 콘서트는 청원고를 졸업한 선배가 학교에 방문하여 진행 한다. 1학기 중 매주 금, 토요일에 진행하는 이 콘서트에서는 졸업한 선배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와 학과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어느 대학, 무슨 학과에 다니는 누가 온다는 공지를 띄우면 학생들이 신청한다. 선배들은 실제 대학 생활은 어떤지, 희망하는 학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고 사회에 나가면 어떠한 일을 하게 되는지 등을 설명해준다.

콘서트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관련한 가장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에 인기가 높다.

지역과 연계한 진로·진학

청원고에는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는 학교 주변에 있는 오창, 오송 연구단지에 도움을 구한다. 특히 학생들은 과제연구 소논문 발표를 위해 탐구활동을 필요로 하는데 연구단지의 연구원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소논문 과제연구

학생들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학교에 제출하면 학교는 연구단지의 해당 분야 연구원과 연결해준다. 이후에는 학생들과 연구원이 개별적으로 그룹을 만들어 서로의 일정에 맞춰 소논문 작성을 위한 연구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긴다.

이 교장은 “지역사회가 지역의 인재를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학생이 미래의 희망이다

이 교장은 ‘학생이 미래의 희망’ 이라고 말한다. 학생은 누구나 교육이 가능하고, 올바른 교육으로 미래 세상을 바람직하게 바꾸는 희망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그는 학력신장 보다 사람됨을 먼저 가르친다. 또한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라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 교장은 이러한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이 글은 월간교육 8월호에 실린 청원고등학교 기사를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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