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순 서울여대 명예교수

현재 우리 사회에는 학교에서 교과교육만 충실히 하면 인성교육이나 전인교육의 목적을 무난히 달성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수십 년간 이러한 생각이 만연하여 교과교육에 중점을 두어왔던 우리의 학교 교육은 상급학교 진학에만 몰두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면서 오늘과 같은 부실화된 교육을 초래하였다. 더 나아가 황폐해진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병폐가 사회적으로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에 대응해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어 앞으로는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고, 나아가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방향에 따라 인성교육에 기반을 둔 행복교육이 학교 교육에 접목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 학교체제에서 행복교육을 커다란 충격 없이 정착시키려면 우선 교과교육 중심의 교육과정운영 패턴에서 과감하게 탈피하는 것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우선 초보적인 단계로서 요구되는 활동은, 기존의 교과교육 중심의 학교운영 패턴에서 벗어나 당장에 시행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즉 현행과 같은 교과교육 중심의 교육과정운영체계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교과교육과 행복교육을 접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 요구된다.

현재의 학교 입장에서 이 방법은 가장 소극적인 접근이나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접근방법으로 교원들이 어렵지 않게 수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현행과 같은 교과교육활동 내에서 교과별 특성을 고려하여 인성교육 내용요소를 선택적으로 가미한 형태를 추구하면 교과교육 내용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최소한의 행복교육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 방안은 교과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생들이 행복을 추구할 이성적 판단능력을 길러내도록 지도하는 데 초점을 둔 인지 행동적 접근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 스토아학파의 주장을 기반으로 바람직한 행복관을 제시하고 학생 각자가 자기 생각의 틀, 즉 인지적 구조에 접목해 학습한 지식을 자기 삶의 과정에 지혜롭게 적용하는 이성적 판단력(삶의 지혜)을 길러 습관화하고 생활화하는 데 중점을 두는 교육 방안이다.

교과 담당 교사들의 관점에서는 교과내용을 학생들의 미래 삶을 기준으로 적용하여 행복을 누리도록 고차적 사고능력을 길러 그를 기반으로 행복에 관한 태도와 가치관을 함양하도록 지도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접근방안을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행의 교과교육 내용을 대폭 축소 조정할 필요가 있다. 교과교육목표 중 핵심적인 목표와 내용요소를 선정하여 과제수행 중심 학습활동을 강조하고 수행평가를 중시하는 교수학습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는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하며 과제수행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며, 가능한 학생 개인별로 맞춤형 개별화 지도를 강화해 개인별로 잠재능력을 탐색하고 자아개념을 정립하며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성을 완성해 나가도록 지도한다.

그리고 개인의 인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한 태도를 정립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며 행복을 누릴 수 있겠는가에 관해 고민하고 숙고하면서 각자의 행복관을 함양하도록 안내하며 그를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보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교실 수업 활동과 학교행사를 통하여 체험하게 하며, 교과 공통적이며 핵심적인 내용을 실제 사회생활과 연계시켜 행복을 누리는 지혜를 터득하고 그를 개별적으로 구조화하고 습관화하는 지도활동이 요구된다.

구체적으로는 학교 실정에 맞는 다양한 행사와 체험활동을 구안하여 정례화하되, 다양한 통합 교과적 내용과 연계시켜 행복교육 목적에 적절하게 체계화하여 학교 교육과정활동으로 정착시키는 방안이다.

이와 같은 초보적 단계를 기반으로 더욱 본격적인 단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접근이 행복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미래 사회에서 행복교육에 초점을 둔 새로운 교과목을 정규 교과목으로 추가 설정하여 운영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진지하게 모든 학생에게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방안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는 독일, 미국, 영국 등과 같이 국가적 차원의 요구로 새로운 교과목을 개설하고 새로운 교과용 도서를 개발하여 행복한 국민을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접근하는 방안이다.

적극적으로 인성교육과결부된 행복교육활동을 체계화하고 강화하여 학교에게 주어진 인성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평범한 시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행복관을 정립시키고 생활화하도록 지도하는 접근 방법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새로운 교과목인 행복교과에서는 자아 성찰 과정과 사회화 과정에서 웰빙을 추구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행복한 삶에 관한 확실한 비전과 꿈을 강조해야 한다. 개인마다 인생관의 핵심으로 고유한 행복관을 정립하고 그에 입각한 삶의 태도를 정착하며 실제 생활에 접목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사례와 행사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행복교과의 운영에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동하여 개발한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지역사회를 교육의 현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학교행사를 확대하고 다양화하되 지역사회와 연계한 활동을 중점적으로 활용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동 운영하는 행복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교과교육의 인지적 활동을 지역 사회의 실제 삶과 통합하여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하는 데 중점을 두며, 예비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을 다루는 다양한 기회를 얻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행복에 관한 생각이나 태도에 따라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하도록 인생 선배들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풍부한 행사프로그램들을 지역사회와 협동하여 구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명 인사를 포함한 지역사회 인사들의 행복 관련 강연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행복한 학부모들을 초청하여 학생들에게 인생과 사회를 접촉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활동들이 요구된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학부모를 활용한 재능기부활동, 지역사회 인사 등을 활용한 활동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더불어, 범국민운동 차원에서 행복한 사회 구현을 위한 행복사회실천운동(가칭)과 같은 국민운동이 필요한 동시에 언론에서도 체계적이며 조직적으로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는 데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는 노력도 전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학교 사정에 맞게 사회적으로 인증 받은 우수한 인성교육프로그램(또는 행복교육프로그램)을 위탁하여 활용하는 일도 가능하며, 지역사회 또는 교육청마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복교육프로그램들을 연구·개발하고 그를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운영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