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경북 교육감 선거 도전을 알린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 사진=김정수 대표 선거사무실>

6·13 지방선거가 5달 남짓 남았다. 우리나라는 지방선거시 교육감 선거를 함께 치르기에 교육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자천타천으로 지역별 교육감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그중 경북교육감직의 경우 이영우 현 교육감의 3선 연임 제한 규정으로 새로운 인물이 교육감직을 수행해야 한다. 현직 프리미엄 없는 교육감 선거를 치르게 되어 많은 이에게 가능성이 열려있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가 경북 교육감직 도전을 알렸다. 김정수 상임대표는 지난 1982년 경북 청송분암중고를 시작으로 2010년 구미고 교감으로 명예퇴직하기까지 28년간 경북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이후 현장에 자유주의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서울로 올라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를 맡으며 교육 운동에 뛰어 들었다.

김 상임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 지준호 기자

◆ 최근 경북교육감 출마 선언을 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출마 결심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교육감직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도 많이 하였지만 막상 출마 선언을 하고 나니 제가 걸어온 교육 개혁의 길이 진정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길이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더군요.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으며 진심으로 우리나라 교육을 걱정하는 분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 개혁에 온 힘을 다했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깨달음도 얻고 있습니다.

제가 묵묵히, 꿋꿋이 걸어온 길의 열매를 맺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교육감직 도전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교육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함입니다. 학습 의욕을 잃고 잠자는 교실이 된 교육 현장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거로 생각합니다.

제가 특별한 사람이라 교육감직에 도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교육자로서,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무너진 교육현장을 되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함입니다.

좀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난 2005년 고교평준화 제도를 개선하고 수능 위주의 대입제도를 변화시키고자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을 창립하여 교육 운동을 해 왔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조금의 변화는 이끌어 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미래 사회를 이끄는 교육의 틀을 마련하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교육정책이 유지되고 있죠.

더구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하려는 등 보편교육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솔직히 시민운동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교육을 변화시키려면 변화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출마를 결심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등은 교육계를 비롯해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합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의 의미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이번 6·13 교육감 선거는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에 드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설정하느냐, 아니면 지난 30여 년간 지속하여 온 경쟁력 없는 교육을 그대로 유지하느냐를 시험하는 선거라 봅니다.

다시 말하면 ‘평등 위주의 보편교육이 지속하느냐’ 아니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개별화, 다양화, 특성화된 수월성 교육이 새로이 시도되느냐 하는 중대한 선거죠.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13개 시·도에서 진보교육감이 교육 수장으로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30여 년이나 지난 평준화의 틀을 고수하고 있죠. 문재인 정부의 첫 교육부 장관 또한 전 경기도 진보교육감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사고, 특목고 등 개별·다양·특성에 맞춘 학교의 폐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보편교육을 더욱 심화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우리는 결국 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살리는 다양성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말로는 학생 개인의 꿈과 끼를 살린다면서도 똑같은 형태의 학교에 천편일률적인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있고, 특기와 적성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을 추첨으로 배정해 가르치고 있는데 어떻게 개인의 꿈과 끼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 누가 들어도 전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21세기에 적합한, 4차 산업혁명에서 강점을 보이는 학생을 길러내는 데 국가의 장래가 달려있습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 한국 교육을 넘어 국가의 명운이 달렸다고 볼 정도로 중차대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1월 11일, 낙성대 김정수 대표의 사무실을 찾아 경북 교육감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지준호 기자>

◆ 경북교육의 현주소와 변화를 위한 방안은?

경북은 한때 산업화 시대를 선도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산업화의 주역인 많은 인재를 배출한 지역이었죠. 한 마디로 ‘개천에서 용이 난’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평준화 제도가 시행되고 난 뒤에는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 자식이 조금만 똑똑하다 싶으면 너도나도 삶의 터전이었던 논과 밭을 팔고 대도시로 이주했죠.

그 결과 경북의 농촌은 황폐해지고 도시에는 교육특구가 생겼습니다. 사교육이 판을 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교육에까지 나타나는 불평등의 시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1974년 도입된 고교평준화정책을 줄곧 지켜보면서 평등 위주의 보편교육으로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지역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죠. 그래서 모든 분야가 융·복합되고 또 다양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교육을 경북 지역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경북은 평준화 지역이 확대되지 않아 최소한의 특수성과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지역이라 봅니다. 더 늦기 전에 지역 특성에 맞게 교육과정을 자율화하고 맞춤형 진로지도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타날 직업의 다양화 시대를 대비하려 합니다.

◆ 세계와 경쟁하는 경북 교육을 실현할 대표 공약은?

자유주의교육과 미래교육은 상통합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 흔히들 말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살리는 교육입니다. 말 뿐이 아닌 진정한 ‘꿈과 끼’를 계발하는 교육이죠.

이러한 미래교육을 실현하려면 미래학교를 확산해야 합니다. 다양한 학교에서 자율교육과정을 도입하여 학생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학교입니다. 융·복합 시대에 도래할 직업의 다양화를 대비해 및춤형 진로지도 프로그램의 개발은 물론, 개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자유학년제와 고교학점제 등도 도입해야 합니다.

이는 교육수요자를 위한 ‘경북도민 교육주권시대’를 열어 우리 아이가 미래를 주도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선생님들을 위해 ‘교권회복 토탈지원시스템’을 구축하려 합니다. 글로벌 시대를 대비하여 지역, 국가, 세계와 소통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꼭 챙겨야합니다.

◆ 핵심 공약인 미래교육과 상통한다고 하신 자유주의 교육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자유주의교육은 미래교육입니다. 자유주의교육의 핵심은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좀 어렵게 말하면 수월성 교육, 수요자중심교육, 댜양화·특성화·전문화 교육이라고도 하죠.

흔히들 수월성 교육을 영재교육에 한정하는 개념으로 알고 계시는데, 전혀 다릅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교육과정 운용하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수월성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청이나 학교는 학부모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교사는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을 유도하는 수요자중심교육이 필요합니다. 다양화·특성화·전문화된 수월성 교육이 구현되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이끌어 갈 아이들을 키워낼 수 있는 것입니다.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의 낙성대 사무실을 방문하면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사진=지준호 기자>

◆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로 분류됩니다. 진보 진영 교육감 후보를 이길 묘책이 있다면?

솔직히 올해 치러질 6·13 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심지어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마저 단일화에 실패하면 보수교육감의 당선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어 착잡한 심정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보수다, 진보다 하는 정치적 이념 논쟁으로 교육감 선거에 임하지는 않습니다. 자유주의교육의 정책이 전교조의 정책과 대립하다 보니 전교조와 싸우는 세력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편협한 교육운동가가 아닙니다. 전교조가 해 온 교단의 민주화는 적극 지지하는 합리적 보수라 자부합니다. 그래서 ‘전교조와 싸운다, 군림하는 교육관료들과 싸운다’ 하는 피상적인 시각으로 보지 말고 미래교육을 감당할 교육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평생을 발 벗고 앞장서 온 ‘투사 교육감’ 후보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경북형 미래학교를 실현’하는 40여 개의 정책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진영 싸움이 아닌 진정한 정책 싸움으로 하향 평준화에만 관심이 있는 진보교육감을 이기겠습니다.

◆ 교육감 선거는 결국 보수·진보 진영의 단일화에 승패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선거, 경북지역에서는 보수진영의 단일화가 가능하겠습니까?

제가 지난 선거들에서 교육감 단일화를 세 차례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 중 유일하게 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이루어 낸 데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역 딱 한 곳입니다. 실제 그 과정에 참여해보니 단일화라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더군요.

출마자들의 심정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해보면 어느 후보가 열심히 뛴 자신의 선거를 접고 타 후보를 위해 중도에 포기하겠습니까? 진정으로 대의를 위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시대와 맞지 않는 정책을 펴는 진보교육감의 당선이 불 보듯 뻔한 데도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아 지금의 사태에 이른 것입니다.

저는 공정성이 담보되는 단일화 기구가 만들어 진다 해도 완전한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타 후보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합리적 보수주의의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후보들이 허심탄회하게 모여 단일화를 서로 논의하는 협의의 장(場)을 열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그 틀에서 후보를 2~3명으로 축약시키기만 해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 협의의 장이 지속하면 축약된 후보들의 단일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경북 유권자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저는 경북 청송을 시작으로 예천, 포항, 군위, 구미를 거치면서 28년을 경북교육을 위해 교직을 수행했습니다. 어느 시·도보다 농·어·산촌과 오지가 많은 이 지역에서 묵묵히 자녀 교육에 헌신하며 산업화 시대의 인재를 길러낸 경북 부모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초임시절 흰색, 보라색 도라지꽃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가르쳐 준 사랑하는 제자들을 그리워합니다. 수염이 멋진 촌로께서 “선생님” 하시며 허리 숙여 인사하는 ‘예절의 고장’ 경북을 사랑합니다.

경북을 교육으로 재건하고자 합니다. 이 아름다운 경북의 발전을 위한 길은 ‘미래교육의 구현’이라 굳게 믿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학교 정책을 펼쳐 황폐화하는 농·어·산촌의 교육을 변화시키겠습니다. 산업화 시대, 국가의 핵심 인재들을 배출한 경북교육의 옛 명성을 되살리겠습니다.

◆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 약력

(현)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 (사)좋은학교운동연합 상임대표/ 국가전략포럼 운영위원/ 개헌국민주권회의 공동대표/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원/ 대구목요포럼이사/ 평창동계올림픽범국민서포터즈 공동대표/ (전)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 바른교육전국연합 사무총장(공동대표)/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공동대표)/ 한미FTA지키기범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공동대표)/ 바른역사국민연합 공동상임대표/ 교육부도서관활성화 심의위원
(교직경력)경북구미고 교감으로 명예퇴직(교직28년)/국립한경대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