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통 시, '하이쿠'를 아십니까?

 

'가을은 깊은데 이웃은 무얼 하는 사람일까'

- 마쓰오 바쇼(松尾芭焦) / 日本의 詩聖 -

이 한편의 하이쿠 시로 ‘바쇼’는 일약 시성(詩聖)의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그를 시성의 위치로 끌어올린 것은 타인에 관해 관심과 염려, 따뜻한 인간애 때문일 거다. 자신의 안위보다 먼저 다른 존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순간 나뭇잎 떨어지는 이 가을은 더 이상 외롭다거나 쓸쓸하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시를 감상하면서 혹시 우리학교에 교우관계와 가족 문제로 괴로워한다든지 작금의 물질만능주의와 성적 및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풍조 때문에 자신을 낙오자라 판단하고 좌절과 실망감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학생은 없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만일 우리 주변에 이런 학생이 있다면 용기와 희망을 품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 함께 배려와 격려를 해주자.

※일반적으로 문학사(文學史)에서 괴테, 단테, 호메로스, 셰익스피어를 [세계 4대 시성]이라 칭하지만 바쇼(일본), 두보(중국), 타고르(인도), 서정주(한국)도 자국(自國)에서 시성(詩聖)이란 극존칭으로 추앙받는다.

 

일본의 전통 시, '하이쿠'를 아십니까?

일본에는 아주 짧은 서정시(抒情詩)가 있는데 이를 하이쿠라고 부른다. 하이쿠는 한 줄짜리 詩로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인간의 삶을 표현해 준다. 하이쿠는 ‘이것도 詩인가?’ 싶을 정도로 정말 단순하고 간결한 글임에도 시구를 읽는 순간 눈앞에 詩가 그리는 이미지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간다.

하이쿠는 꾸밈은 없지만 그 안에는 자연의 섭리와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다. 그래서 한 줄짜리 글에 ‘아’ 하고 가슴을 울리는 감동과 탄성이 절로 터진다.

하이쿠 시인들은 길에서 마주치는 풍경과 작으면서 하찮은 사물들인 벼룩, 반딧불, 귀뚜라미, 물고기 눈에 어린 눈물에 대해 그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시구를 통해서 욕망을 억제하며 무소유(無所有) 정신을 추구해 왔다고 한다.

짧은 촌철살인(寸鐵殺人) 하이쿠의 매력은 절제된 문장과 마음을 사로잡는 긴 여운이라 하겠다. 지도자가 누군가의 리더가 되고 멘토(Mentor)가 되려면 가끔 촌철살인 같은 말도 할 줄을 알아야 하는데 하이쿠 시구도 그중의 하나다.

참고로, 일본의 대표적인 하이쿠 시인으로는 바쇼, 부손, 잇사 등 3인을 꼽으며 하이쿠는 보통 한 줄로 쓰지만 그 운(韻)을 분명하게 하려고 2~3행으로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