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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실] 송도고등학교, 평준화 지역 일반고의 전성시대를 이끌다

기사승인 2017.11.08  13: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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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에 위치한 송도고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112년을 맞이하는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이다. 1906년 10월 3일 좌옹 윤치호 선생이 개성의 송악산 기슭에 한영서원이란 이름으로 설립하여 6·25동란 이전까지 송도(松都)중학교로 운영하였으나, 한국전 당시 피란하여 인천에 터전을 잡게 되었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의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남을 받들어 섬긴다는 의미를 지닌 봉사(奉事)를 학교 교훈으로 삼아 섬김의 지도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송도고등학교는 전형적인 일반계고등학교다. 인천교육청에서 학생을 배정받아 운영하는 이 학교는 여러 면에서 모범사례와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많은 학교관계자의 방문이 연중 이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같은 학교의 변화와 성과를 통해 국내 일반계고등학교의 모범사례로 등장한 송도고의 오성삼 교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보았다.

취재 지성배 기자

‘인성’이 선행되는 학교 교육

송도고등학교의 교문을 들어서면 바위에 새겨진 ‘사람이 먼저 돼라’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기자가 교장실을 찾았을 때 오성삼 교장이 화두로 꺼낸 내용도 인성교육의 중요성이었다.

지식교육에 앞서 사람됨의 교육, 즉 인성교육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어 해마다 신입생이 배정되면 제일 먼저 학교가 자체 제작한 인성교육 과제장을 나누어 준다. 송도고 신입생의 정규 수업시간표에는 인성교육 시간이 배정돼있다.

내용은 윤리교육, 민주시민교육, 공동체교육, 기타 영역으로 구분해 해당 영역의 다양한 주제를 제공하는데, 각각의 주제에 관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토론하며, 자기 생각을 과제장에 적어나가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와 같은 토론과 글쓰기는 대학입시에서 논술과 면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인성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일상에서 남을 배려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실천과제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송도고등학교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효(孝) 봉사단을 운영해 매주 토요일 학부모와 함께 지역의 노인회관을 비롯해 도움의 손길이 있어야 하는 노인을 찾아가 직접 손과 발이 되어 돕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또한 매주 수요일에는 과학봉사동아리가 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송도고의 39개 학급은 1학급 당 1명의 해외 후진국 아동 정기후원에 참여하고 있다. 주로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대상이 되는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12월이 되면 해마다 전 교직원과 학생들이 참가하는 구세군 자선냄비 행사를 체육관에서 개최한다.

국내 최초 Junior ROTC 창단

수요일에 송도고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제복 입은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이 학교는 2015년,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100여 년 전통의 Junior ROTC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리더십 함양과 보다 나은 민주시민 양성을 목표로 하는 이 제도는 청소년의 비행과 일탈행위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우리나라 청소년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Junior ROTC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134명의 1, 2학년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 Uniform Day를 정해 등교에서 하교까지 단복을 입고 학교생활을 한다. 기본 제식훈련과 군대 예절, 질서의식, 준법정신, 협동과 배려 정신 등의 기초군사훈련과 조직 공동체 훈련을 받는다.

‘쉼’과 ‘여유’를 중시하는 학사운영

송도고에서 운영하는 교육 과정의 하이라이트는 12시 40분에 시작해 2시까지 이어지는 80분간의 점심시간이다. 점심식사가 끝나면 교직원과 학생들이 체육관과 운동장 그리고 동아리 교실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다.

축구, 농구, 탁구, 족구, 배드민턴 그리고 당구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활동이 활발히 이어지고, 음악실에서는 42인조의 브리스밴드 연습 소리가 요란하다. 국내 농구계에 수많은 대표선수를 배출한 송도고의 특기할만한 스포츠 종목에는 미식축구팀이 있다.

미식축구팀은 해마다 가을철 미8군과 평택, 대구 등지에 소재한 미국고등학교 팀과의 리그전에 참가하여 친선을 다져나가고 있다.

쉼과 여유를 중시하는 이 학교의 학사운영은 봄, 가을의 중간고사 일정이 수요일에 끝나도록 짜여있다. 수요일 오전 중간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은 체험학습기간으로 접어든다. 수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4박 5일의 패키지 연휴를 보낼수 있는 기간을 준다.

2012년 9월 공모를 통해 이 학교 교장에 취임한 오성삼 교장은 “한 학기의 중간고사는 등산에서의 정상과 같습니다. 하산을 위해 쉼이 필요한 것처럼 나머지 반 학기를 잘 보내기 위해 정상에서의 쉼은 재충전의 시간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기간 평소 수면이 부족한 학생들은늦잠을 즐길 수도 있고, 학급담임선생님과 함께 섬마을을 찾아 학급 단위의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학교 교정에서 야영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송도고의 이 같은 중간고사 이후의 학사일정에 맞춰 직장 휴가를 내고 가족 동반으로 여행을 하기도 한다.

다양한 ‘진로·진학중점과정’과 대안학급 운영

“공부를 못 한다고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흥미를 보이는 분야는 따로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학생 개개인이 흥미와 적성을 찾아 자신에게 맞는 대학진학과 인생행로를 찾아가도록 1학년 과정부터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과학중점과정, 국제화 과정, 사회과학중점과정, 군사경찰과정, 체육중점과정 심지어 대안학급 등을 운영한다. 학생들의 선택으로 대학의 학부제 형태로 운영하는 다양한 과정을 고등학교 3년간 제공하고 있다.

공교육의 모델

“간혹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을 만나면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심사할 때 아무리 출신학교 명칭을 가려도 송도고등학교 출신은 금방 알아차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학교활동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 학교 졸업생들의 대학진학률 변화는 실로 놀랍다.

2013년 7명에 머물던 이른바 SKY 대학 합격생이 해마다 증가해 2017년 서울대 10명을 포함해 45명으로 집계됐다. 물론 이들 3개 대학만이 아니다. 한의대를 포함한 의과대학에 17명과 카이스트와 포스텍 등에도 다수의 학생이 진학하고 있고, 국제반 학생들의 해외대학 유학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런 실적은 명실공히 중산층지역 평준화 일반계고등학교의 성공사례로 널리 알려졌다.

해마다 연말에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국내 일간신문의 일반계고등학교 평가 순위에서 송도고는 최근 4년간 인천지역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5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우수학교 선정, 2016년 과학중점학교 운영 우수학교 선정, 그리고 2017년에는 잘 가르치는 ‘베스트 일반계고등학교’에 선정되어 교육개발원장 상을 받기도 했다.

 

이 글은 월간교육 10월호의 '송도고등학교 탐방 기사'를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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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배 기자 edupaper@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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