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공훈 교육전문 자유기고가

교육개혁의 과제 중에는 자사고나 외고 같은 특목고를 그대로 둘 것인가 아니면 없앨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 학교들이 도입될 당시에는 중등교육계 일부의 주장과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분위기와 권력의지로 큰 무리 없이 도입되었다.

또한 고교평준화정책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어쨌든 당시에 교육개혁의 중요한 과제가 아니었던 자사고와 특목고 설립이 최근에 폐지여부를 다투는 과정에서 교육개혁의 중요한 과제로 격상(?)한 것 같다.

곧 8월 중에 국가교육회의가 구성되어 존치여부를 논의한다고 하니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는 중등사학 운영자들은 교육입국의 꿈을 더 이상 중등교육부문에서 실현할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중등학교로 졸업만으로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 옛날 초등학교만 나와도 면서기를 하던 시절에 민족주의자들이 중등사학을 설립해 시대적 사명을 다 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고 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그들의 숭고한 의지를 중등교육에 한정시켜 소진해서야 되겠는가.

오늘날 중등학교를 나와 사회로 진출하는 것이 고등교육 보편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을 길러낸 중등사학에 우리 사회가 고마움을 크게 표시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의 높은 뜻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는가. 필자는 그들의 교육입국의 열정을 고등교육 부문으로 격상시켰으면 한다.

그 방법은 중등사학을 시중 가격으로 평가해 국가가 환수하고 대신에 국유재산을 가진 국립대학을 법인화해 그들을 지분으로 참여시켜 교육 의지를 살리는 것이다. 그러면 훌륭하게 고등교육을 마치고 사회로 진출하게 하는 데 기여한 사학관계자들을 우리 모두 고마워할 것이다.

참고로 오늘의 미국은 사랍대학을 세운 자들과 그들이 배출한 인재들에 의해 발전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의 학문을 주도하는 자들도 대부분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동부의 사립대학 출신들이다. 그만큼 미국의 사학운영자들은 오늘의 미국을 건설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사회의 존경을 받는다.

우리도 중등사학의 설립자들과 2세, 3세들의 정열, 헌신을 시대에 맞게 선용해 사회의 존경을 받게 해야 한다.

사실 예전에 중등교육에서 수고하던 많은 선생님은 대학교수가 되어 그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중등사학의 운영자들은 그런 기회를 잡지 못해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쉬운 부문이고 필자는 정책의 빈곤을 느낀다.

이제라도 중등교육은 국가책임으로 돌리고, 사학운영자들이 꿈꾸는 민간차원의 교육은 고등교육 내지 평생교육분야에서 이루어지게 했으면 한다. 중등교육 운영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