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스마트교육의 선구(先驅)

<홍익대사대부속여자고등학교 전경>

IT 기기를 수업에 도입해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고 학생별로 맞춤 학습을 지원하는 미래형 스마트교육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술을 통한 소통을 하는 스마트교육은 풍부한 정보와 편리한 수업시스템으로 교사와 학생간의 소통이 쉽고, 교실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학습을 할 수 있어 모든 장소가 교육환경이 될 수 있다.

수업 방식의 다양화로 학생의 적성과 수준에 맞는 교육과 자기주도 학습의 기회를 부여하는 스마트교육을 앞서 실천하고 있는 홍익대사대부속여고를 찾았다.

 

첨단 시설 도입

홍익대사대부속여고는 지난 2012년 홍익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마포구 성미산 아래로 이전했다. 학교는 새 건물을 지을 때부터 교실 내에서 쌍방향 인터넷 교육이 가능하도록 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각 교실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ICT기자재를 이용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하고, 실시간으로 전 세계와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설비와 교실 내 전자칠판, 극단초점 빔프로젝터, 방송시설을 갖춰 첨단 스마트교육이 가능하도록 하여 종이교재에만 의존하는 수업의 한계를 극복했다.

모든 교사에게는 태블릿 PC를 지급해 교사들이 최적의 여건에서 수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층마다 2곳씩 총 6곳의 홈베이스를 만들어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각 홈베이스에는 컴퓨터와 프린터, 복사기를 설치하여 학생들이 언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각 교실에는 최첨단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각종 동아리 활동과 스포츠 활동, 각종 예술제, 교양강좌 등을 위해 체육관에도 냉·난방 시설과 최적의 공연 시스템을 갖추었다.

친환경 교육환경

홍익대사대부속여고 이면영 홍익 학원 이사장은 학교 환경을 위해 “자연친화적이 아닌 것은 하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이에 학교의 벽돌 하나하나 흙으로 구운 벽돌을 사용했고, 운동장은 최고급 천연잔디를 깔아 놓았다.

이사장은 여학생들이 치마를 입고도 앉아서 놀 수 있도록 부드럽고 고운잔디를 깔게 했다. 사계절 푸른 천연 잔디 운동장과 뒷산 공원 ‘도담숲’, 옥상하늘정원 등은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고 있다.

4년 전 학교가 이전할 당시 성미산자락 주변 마을의 주민들은 학교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그들로부터 사랑받는 학교가 됐다.

홍익대사대부속여고는 특목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가거주(假居住)를 많이 해 마포구가 골머리를 앓을 정도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다.

최근 전국의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홍익대사대부속여고는 오히려 학생이 많아 걱정이다.

이상성 교장은 “교육청에 우리학교 학생 수를 줄여 달라고 해도 오히려 학급을 늘리라고 합니다. 교실에 학생들이 꽉 차 있어 선생님이 돌아다닐 공간이 없을 정도입니다”라며 행복한 고민을 토로했다.

명품수업

1. 융합형(STEAM) 인재교육

자존감과 자율성을 신장하여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융합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 홍익대사대부속여고의 수업 프로그램은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마포구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멀티터치 북(Multi-Touch Book, 전자책의 일종) 만들기’ 프로젝트는 홍익대사대부속여고에서 가장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문과 자연과학, 예술을 융합한 교육이다.

I-Book(맥북)으로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만들고 제작하는 방식으로 학생 30명 정도를 선정해서 200시간의 집중교육을 한다.

3~5명이 한 팀이 되어 토론과 논의를 거쳐 인문, 철학, 기술과학, 환경과학, 수학, 물리 등 12가지 제각기 자기 관심분야의 전자책을 하나씩 만든다.

학생들이 다루기 어려운 작업이지만 책의 다양성과 독창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전자책의 주제는 그 분야가 다양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첨단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기 때문에 폭넓은 인문 분야와 과학을 동시에 접할 수 있다.

이 같은 경험은 학생들의 진학, 진로에도 도움이 된다.

이상성 교장은 “멀티 융합 교육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 수준일 것”이라며 “멀티 터치 북은 학생들의 호응도와 만족도가 높습니다. 전자책을 만들면서 아이들이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많이 냅니다. 첨단 장비를 다루는 기술과 인문학적 소양, 글쓰기 그리고 예술적 감각을 함께 키워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됩니다”라며 멀티 터치 북 제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2. MGT

마포구에서 지역 인재를 키우기 위해 홍익대사대부속여고, 경성고등학교, 광성고등학교를 묶어서 지원하는프로그램인 MGT(Mapo Golden Triangle)는 세 학교의 학생들을 선발해 집중 교육한다.

세 학교에서 가장 연륜이 있고 실력 있는 교사들이 강사진으로 구성되어 1~2학년들은 논술과 토론 등 기초 창의력 중심의 교육을 하고, 3학년들은 맞춤형 진로진학 교육, 모의 면접, 논술교육 등을 한다.

MGT 교육은 학교 간, 남녀 간의 바람직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어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다. 한 학기가 끝나면 학생들의 토론 대회와 논술 발표 등의 종합 평가를 한다.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회에는 세 학교의 학교장, 교감, 지도 교사, 마포구 교육 담당자와 학부모들이 참관한다.

학습 진도가 더딘 학생들을 위해서는 클로버 반을 운영 중이다. ‘행운을 드립니다’라는 의미의 클로버 반은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과목별로 기초가 느린 학생들을 위해 방과 후에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학생주도 토론학습과 집중 토론 등 맞춤형 방과 후 학교도 실시되고 있다.

3. 수학 100시간 영재프로젝트

일반고는 지원자 수가 많아도 선발권이 없기에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우수 학생들이 특목고 등으로 몰리기 때문에 좋은 학생을 확보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상성 교장은 인문과 예능에 자연과 수리과학 분야를 조화시켜 우수 학생을 유치해 보고자했다. 그리고 수리과학 분야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수학 100시간 영재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마포구의 지원을 받아 올해 여름 방학에 처음 실시한 ‘수학 100시간 영재프로젝트’는 ‘수학의 알파와 오메가’라는 주제로 철저하게 원리와 개념을 가르쳤다.

1학년 학생 350명을 대상으로 3차례의 시험을 거쳐 최종 20명을 선발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모두 함께 합숙을 하며 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학부모들은 수업을 참관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음식을 해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100시간 동안의 수업을 끝낸 후에는 고3 수학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 수학 영재프로젝트는 학부모들의 환영으로 올해 겨울방학에도 실시할 예정이어서 학생선정과정에서 많은 경쟁이 예상된다. 겨울방학 때는 수학 영재프로젝트를 2학년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 결과 2개 반 밖에 없었던 이과반이 4개 반으로 늘어날 정도로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예능 활동

홍익대사대부속여고는 연중 다양한 예체능 활동과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논어에 ‘禮樂’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는 “옛날부터 사람은 예술과 음악을 해야 한다. 그 완성은 음악”이라고 한다.

이 “‘禮’로 서고 ‘樂(음악)’으로 완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학교 설립 당시부터 예와 음악 교육을 강조해왔다.

1~2학년 학생들은 모두 가야금을 익히고 대금, 소금, 사물놀이 악기들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가르치고 있다. 2학년 전원은 3~4일 동안 ‘생활관 실습’을 하는데 전통 예법과 양식 식사 예절, 상차림을 배우고, 전통음악을 익혀 지성과 예절을 갖춘다. 마지막 날은 학부모 앞에서 가야금 연주를 선보인다.

전통음악 교육은 전교생 1인1기 전통악기 가야금, 국악반은 국악 관현악합주, 가야금산조, 사물놀이 등의 전통악기 연주 교육을 받는다. 그동안 배운 연주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40년 전통의 ‘홍익음악제’가 매년 열린다.

홍익대사대부속여고에는 정기적인 ‘홍익 음악제’ 외에도 각종 연주회가 연중 열리고, 일반계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학생 오케스트라 악단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에는 이화여대 국악 관현악단 초빙 연주회를 두 차례 열었고, 2015년에는 벽산문화재단 후원으로 세종솔리스트라는 세계적인 악단의 연주회와 개인 초청연주회도 열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대학을 보유한 홍익대의 부속여고답게 미술 교육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다. 많은 프로그램이 홍익대와 연계 되어 있다. 그런 때문인지 인문계 학교로서 진학이 쉽지 않은 홍대 미대와 서울대 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있다.

<홍익대사대부속여자고등학교 이상성 교장>

인문과 과학의 균형 있는 교육

“선생님들이 대학입시 때문에 아직은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교육은 안 됩니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모든 것을 직접 주도하고 교사는 아이들을 돕고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교사들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기존의 교육방식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서는 안 됩니다. 수업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이 교장은 신임 교사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교사가 되는 순간 벌써 당신은 학생들에게는 구세대일 수 있습니다.”

이상성 교장이 교사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는 “문명의 흐름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현 시대에는 바둑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의 경쟁, 그리고 자율주행 차의 시행 등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살 시대에 다 없어질 내용, 사라질 직업을 가르치면 안 됩니다.”

이 교장은 교사들이 문명의 특성과 방향을 읽고 학생들을 지도하는지를 항상 되돌아보고,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익대사대부속여고에서 처음 시작한 1인 1연구 논문은 인문, 사회, 자연, 예술 등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한 집중탐구와 실험을 통해 자신의 특기를 계발하고 진로를 개척한다.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지도교사의 지도하에 관심분야 연구 및 논문작성을 하고, 논문집<홍익논단>을 발간한다. 또 이를 통해 우수 논문을 선정하여 시상을 하고 발표회도 개최한다.

과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뽑아 서울대 수의대에서 실습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마포구의 지원과 서울대의 협조를 받아 서울대 석박사 과정 교수님들과 함께 수의대의 첨단 기구를 활용해 생체 생물 실험, 동물 실험 등을 진행했다.

이렇듯 홍익대사대부속여고는 끊임없는 수업 방식의 혁신을 통하여 명실공히 명품고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는 학교에서 드론과 3D 프린터를 구입해 학생들에게 드론 조정 교육과 3D 프린터 활용 교육을 실시했다.

인기 상담 프로그램

홍익대사대부속여고에서는 상담 프로그램이 특히 인기다. 학생들은 진로상담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할 정도다.

다양한 진로 진학 상담 프로그램 중 지난 7월에 진행한 ‘멘토와의 만남’은 36가지의 직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을 모아 학생들에게 직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사진, 촬영 전문가와 방송 PD, 스튜어디스 뿐 아니라 수리·자연과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멘토들이 학생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타 학교의 진로 진학 상담 선생님들을 초빙해 학생과 학부모가 상담을 받기도 했다. 또 이화여대 상담 심리학과대학원생 학생들과 MOU를 체결해 대학원생들은 상담 활동을 하며 현장 경험을 쌓고, 홍익대사대부속여고 학생들은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심리적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이 상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만족스러워 한다. 또 이대 학생들과 홍익대사대부속여고 학생들이 개인 멘토와 멘티가 되어 외부에서 개인적으로 상담하기도 한다.

홍익대사대부속여고는 또래 아이들끼리 상담을 하도록 하는 또래 상담반을 운영한다. 상담반 학생들을 뽑아 전문 상담 선생님이 학생들을 연수 시킨 후 학생들이 각자 반으로 돌아가 자신의 반 친구들을 상담하는 방식이다.

또래 상담반 운영으로 아이들이 직접 학급 분위기를 조절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등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강인하고 당당한 여성

‘홍익인간’의 인간상을 구현하고 학문을 현실적으로 구체화 시키는 건학이념을 가지고 있는 홍익대사대부속여고의 교훈은 ‘아름다워라, 슬기로워라, 부지런하라’이다.

“여학생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를 주저합니다. 여학생들이 매우 예민하고 감성적이고 감각적입니다. 저는 여학생들이 여기에 더해서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겉은 부드럽지만 내면이 강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이 교장은 “과거에는 사회가 여학생들에게 강인함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변화 많은 이 첨단 시대를 살아가려면 여학생들도 당당하게 세상의 주인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